
서울 한복판,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이 터전을 이루고 살아가던 동네가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허물어지고 있다. 낡은 간판, 철거를 앞둔 건물, 무너져가는 담벼락 사이로 적막만이 감도는 이곳, ‘한남 3구역’엔 사람은 떠났지만 여전히 남은 존재들이 있다. 그 정체는, 약 12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재개발 부지에 남겨진 ‘고양이’들이다.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고양이 가족부터, 사람이 떠나며 유기한 녀석들까지 그 수가 300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에 ‘TV동물농장’ 제작진이 급히 현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저녁 6시 무렵, 고요한 골목으로 들어서는 한 사람이 눈에 띈다. 2016년부터 무려 8년간 집 앞에 살던 길고양이들을 돌봐왔다는 종례 씨. ‘밥 먹자’고 부르는 소리에, 고양이 세 마리가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모든 사람이 떠난 골목, 종례 씨도 이사한 지 어언 1년이 넘었지만 챙겨주던 녀석들이 눈에 밟혀 매일같이 이곳을 찾고 있다는데… 2주 후면 민간인 출입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라, 다가오는 이별에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3주 전 출산한 것으로 보이는 어미 고양이에 대해 제보가 들어와, 구조 활동가 ‘줄리’ 씨와 함께 녀석의 행방을 추적하기로 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은 수색 끝에 마침내 녀석을 찾았다. 활동가가 건넨 닭가슴살을 물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어미 고양이, 그 뒤를 조심스레 쫓아가보는데…
과연 어미 고양이는 무사히 새끼들과 함께 구조될 수 있을까? 사람이 떠난 한남3구역에 남겨진 고양이들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전국 최대 규모의 재개발이 이뤄지는 ‘한남 3구역’의 마지막 원주민, 고양이 구조 프로젝트가 이번 주 ‘TV 동물농장’에서 공개된다.
이진주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