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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윤경호 눈물의 가족사

박지혜 기자
2025-08-07 00: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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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윤경호 눈물의 가족사 (사진: tvN)

배우 윤경호가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등장과 동시에 눈물을 흘리며 화제를 모았다. 6일 방송된 ‘유퀴즈’에서 윤경호는 녹화장에 등장하자마자 눈시울을 붉히며 뜻밖의 감정을 드러냈다.

자리에 앉은 윤경호는 울먹이며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를 본 MC 유재석은 놀라며 “등장하자마자 눈물을 흘린 건 처음”이라며 그를 다독였다. 조세호 역시 “‘유퀴즈’ 300회 동안 울면서 등장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거들었고, 유재석은 “300회가 아니라 통틀어서 등장하면서 우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윤경호는 “왜 눈물이 나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 반가워서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이 순간이 너무 벅차다”며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유재석의 손을 꼭 잡으며 “이 프로그램엔 정말 대단한 분들만 나오지 않나. 그런 자리에 제가 초대받은 게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윤경호는 그동안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가정사를 처음으로 털어놨다. “사실 어디서 한 번도 제대로 이야기 꺼낸 적 없었는데 여기는 다시 못 올 자리니까 말씀드리겠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엄마가 되게 저를 많이 의지하고 친구처럼 지냈다. 돌이켜보면 엄마야말로 저의 유일한 친구였던 것 같다”며 어머니와의 특별한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다 저한테 사춘기가 오면서 다른 친구들과 더 어울리게 되고 엄마가 어느 순간 귀찮아졌다. 엄마는 항상 제 얘기를 기다리는데 그게 너무 부담스럽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더 놀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경호는 “어느 날 엄마가 ‘엄마한테 사추기가 왔나봐. 너랑 더 얘기하고 싶어’라고 하셨는데 알고보니 우울증이 심하셨던 것 같다”며 “우울증을 못 이기시고 결국엔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다”고 밝히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당시 외할머니도 제게 ‘엄마가 그렇게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밖에서 하면 사람들이 널 흉 볼 수 있으니 차라리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얘기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한 번도 엄마가 아떻게 돌아가셨는지 얘기할 수 없었다”며 그동안 숨겨왔던 아픔을 고백했다.

윤경호는 “항상 좋은 일 좋은 자리가 생기면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게 엄마”라며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아내와 대화하고 그렇게 지내도 항상 기쁨 뒤 공허함이 찾아왔다. 채워지지 않았다”고 힘든 속마음을 고백했다.

“지금도 기쁘고 자랑스럽지만 이걸 들려드릴 사람이 없어서 늘 공허함이 있다”며 “막 떠들어도 채워지지 않는 건 엄마만큼 저한테 리액션을 진심으로 해준 사람이 없었던 거다”라고 덧붙여 먹먹함을 안겼다.

방송 말미에는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영상편지를 전하기도 했다. “엄마 나 ‘유퀴즈’ 나왔어. 나중에 내가 엄마 곁으로 다시 가게 됐을 때 먹고 싶었던 엄마 반찬도 해주고 손주들도 안아주세요. 손주들은 늦게 와야겠지. 보고싶어요”라고 남겨 시청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윤경호는 이날 방송에서 특이한 캐스팅 비화도 공개했다. “제가 상대적으로 나이가 들어보이는 얼굴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34살까지 들어봤다”며 “오디션에서 제 나이대로 프로필을 내면 탈락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과감하게 나이를 10살 올렸다. 차마 1970년생이라 적을 수 없어서 나이 칸을 뺐다”며 “오디션을 보는데 계속 나이를 궁금해 하시더라. 몇 살로 보이냐고 했더니 ‘1970년생?’ 하시길래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그렇게 캐스팅이 되고 나서 사실대로 얘기했더니 ‘더 많으시죠?’ 하더라. ‘사실 1980년생’이라고 했더니 식스센스급으로 놀라셨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윤경호는 아버지가 군대에 간 동안 모아준 200만 원으로 박피를 받았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피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해서 박피를 하겠다고 했다”며 “아픈 대신에 한 방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더 싸더라. 내가 아픈 것만 참으면 남은 돈을 유용하게 쓸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시술을 받고 한 달 동안 햇빛을 보면 안 됐다. 그리고 붕대를 풀었는데 똑같은 거다”라며 “선생님이 ‘70% 정도는 좋아지셨다’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경호는 이날 동료 배우들의 의외의 수다 실력도 공개했다. 유재석이 “윤경호가 말 많은 배우 TOP3에 든다. 김남길, 주지훈과 함께”라고 하자, 윤경호는 주지훈과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주지훈은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에서 만났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말이 많다. 내가 이야기를 하면 ‘형형형형. 내가 그 마음 잘 아는데 내 이야기 들어봐라’라고 한다. 손을 막 제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야의 고수로 한석규를 꼽으며 “한석규는 말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본인이 말 많은 걸 미안해하면서도 또 한다”며 “우리한테 물어보는 말은 마중물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 위한”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경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버텨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또다시 눈물을 쏟았다. 아내가 본 자신의 모습에 대해 “당신은 꿈은 많은데 게으른 사람임에도 사람들이 좋아주는 건 순간마다 진심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유재석은 “방송하면서 이렇게 많이 운 출연자는 처음”이라며 “눈물 경호로 불러야겠다”고 다독이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최근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감초이자 중심 캐릭터로 활약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윤경호. 데뷔 20년 만에 찾아온 전성기를 맞아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이날 방송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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